“난 네가 어떻게 자랐는지 참 궁금해. 뭔가 다를 것 같아.”
내게서 늘 배우려하는 참 겸손한 친구가 하루는 내게 그런 말을 했다.
부족함 없이 자랐다 생각했다. 나와 모두는 그렇게 생각했고 나는 커서까지도 그렇게 느꼈다.
그러나 가끔 어린 시절 사진이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시절 우리 집은 참 힘들었고
나를 신경 쓸 시간은 부족했구나 싶었다. 참 예쁘게 태어났다 들었는데 어떤 때는
외모를 특별히 관리해 주실 여유도 없이 사신 듯 한 느낌도 들었다.
더 충격인 건 세 살 미만의 어린 날 재우고 아빠는 논에, 엄마는 밭에 가셨다는 때도 있었다는 거다.
그러다 깨면 마당에서 혼자 잘 놀고 있었다고 한다. 동네 분들이 돌봐주기도 하고 기저귀도 갈아주고
나머지 돌봄은 학교에서 돌아 온 언니, 오빠들의 몫이었다.
헉! 어린 시절이 중요하다는 상담을 배운 난 내 어린 시절이 이렇다니 하며 많이 놀랐다.
지금껏 알고 느낀 것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. 그 사실을 아빠께 처음 듣고 놀란 날 보며 아빠는 그러셨다.
"그 시절엔 다 그랬어. 그리고 네가 얼마나 잘 놀고 있었는데."
그래도 충격이다. 그 어린 애가 마당에서 흙이나 벌레라도 주어먹지 않았을까?
놀란 나는 나보다 8살 많은 작은 언니에게도 말하니
"그래? 아닌데. 우리가 널 얼마나 예뻐하고 챙기고 돌봤는데. 엄마도 많이 업고 다니시고.
바쁘실 땐 동네 분들이 봐주신 거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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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기억도 언니와 같았고 엄마도 늘 그렇게 이야기 해주셨다. 어린 시절에 아빠가 말씀하신
그런 경험도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있긴 있었나보다. 없는 형편에 늦둥이 나까지 8남매를
키우시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싶기도 했다. 그리고 나의 경험은 아무 것도 아님을 느끼게
한 건 아빠가 세 살부터 아빠 없으신 삶을 사셨다는 걸 안 후 부터다.
그 후부터 부모님의 어린 시절과 가족 이야기를 써보는 건 가족 간의 서로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
될 거라 생각해 이 글을 쓰게 됐다. 글을 쓰며 느낀 건 세상의 기준에선 한참 부족했던 우리 가족의
모습이었지만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던 나는 삶의 만족이 보이는 것에만 있지 않음을 알았다.
내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애씀과 노고가 보이는 경제적 어려움, 힘겨운 현실들을 나까지는 느끼지
못 하게 해주었다. 마음 아프면서도 고마운 일이다. 내 행복의 근원은 그런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애씀 덕분이었다.
그 애씀은 어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부족함을 모르는 사람을 넘어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으로 살게 했고
또 그런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도 했다.
가족으로부터 스며든 오감의 기억들, 잊히지 않는 가정 사, 꼭 전하고 싶었던 말 들안에 그 사례들을 담았다.
이 책을 통해 내 부모와 언니들, 오빠들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.
또 내 아이들과 후손들이 전혀 다른 세대의 우리를 조금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.
이루미는 가족의 중심인 3040주부들의 마음 벗으로 활동하며 주부일상인증, 말공부, 책 쓰기,
강의 등의 설레는 모임들을 진행하고 있다. 사람의 마음 꽃이 피어오르는 일상, 말, 행동 안에 든 사랑을 연구한다.
응답하라, 3040주부! 대표
편안한 관계 & SNS독심술 컨설팅
책 쓰기 기획 & 공저 전문가
저서 : 응답하라, 3040주부!/ 그래도 괜찮아, 가족이니까!
그 외 공저 책 다수 진행 중
연락처: virtue337@naver.com
블로그: https://blog.naver.com/virtue337
오픈채팅방: 응답하라, 3040주부! [참여코드 200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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